COSLAB Insight · 시장 트렌드

뷰티 대기업이 사는 건 성분이 아니라 표적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이 기업형 벤처 조직 아모레퍼시픽벤처스를 통해 미국 바이오텍 주네비티(Junevity)에 전략적 투자를 하고, 화장품 용도에 대한 별도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번 거래에서 오고 간 것은 완성된 원료가 아니라 피부 노화의 '표적'을 찾는 플랫폼과 그 용도를 쓸 권리였습니다. 성분 이름으로 차별화하던 기획서라면, 이제 같은 칸에 그 성분의 근거가 어느 단계에서 나왔는지를 함께 적어야 합니다.

Share this insight

무슨 신호인가요?

아모레퍼시픽은 기업형 벤처 조직인 아모레퍼시픽벤처스를 통해 바이오텍 주네비티에 전략적 투자를 했고, 이와 별도로 화장품 용도를 다루는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습니다. 연구에서 나오는 제품의 개발과 상업화는 아모레퍼시픽이 주도하고, 주네비티는 같은 기술의 치료제 적용을 계속 개발합니다. 협력은 주네비티의 RESET 플랫폼과 아모레퍼시픽의 피부 생물학·화장품 개발·상업화 역량을 결합하는 형태로 설명됐습니다.

RESET 플랫폼은 인체 질환 오믹스와 유전적 연관성, 머신러닝·AI 로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 표적을 찾아내고 siRNA 로 그 표적을 억제하는 방식입니다. 양측은 노화한 피부의 유전자 네트워크를 더 건강한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경로를 찾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주네비티는 2023년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UCSF) 연구에서 출발했고, 골드크레스트 캐피털과 갓프리 캐피털이 주도한 시드 투자로 2,000만 달러 이상을 모았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한 회사만의 선택이 아닙니다. 로레알은 2026년 8월 싱가포르국립대(NUS) 의대의 건강 장수 아카데미와 다년 연구 협력을 맺고 공동 연구소를 세웠습니다. 피부 노화가 몸 전체의 생물학적 노화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고, 결과는 자사의 Longevity Integrative Science 프로그램에 반영된다고 했습니다. 에스티로더는 2026년 IMCAS 월드 콩그레스에서 서투인(sirtuin)과 엑소좀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이전에 스탠퍼드 장수 센터의 연구를 후원한 바 있습니다. 공통점은 인수로 브랜드를 사는 대신 지분과 다년 연구 계약으로 '연구 단계'에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읽는 범위를 정해 두겠습니다. 이번 거래에서 투자 금액과 구체적인 제품, 출시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고, 후보 물질이 시험 단계에 들어갔다는 발표도 없습니다. 전사인자 연구의 근거는 세포·생체 실험과 치료제 개발 쪽에서 나온 자료입니다. 2026년 1월 발표된 피어리뷰 논문은 개별 전사인자를 정밀하게 조절하면 세포 노화의 핵심 특징을 되돌리고 생체 내에서 조직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고 보고했지만, 주네비티의 선도 후보물질 JUN_01 은 2형 당뇨와 비만을 겨냥한 치료제입니다. 바르는 화장품에서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자료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로레알과 에스티로더 사례도 연구 협력·발표 단계이므로 제품 성능을 보여 주는 숫자가 아닙니다. 그래도 방향은 분명합니다. 대기업이 사들이는 대상이 원료에서 표적과 자료로 옮겨 가고 있습니다.

1. 확보한 것은 원료가 아니라 표적과 권리입니다

그동안 성분 차별화는 대부분 '어떤 원료를 넣었는가'로 설명됐습니다. 원료는 원료사에서 사 오는 것이므로, 같은 원료를 쓴 제품이 몇 달 뒤 여러 브랜드에서 함께 나오는 구조였습니다. 이번 구조는 그 앞 단계에 있습니다. 피부 노화에서 건드릴 표적을 찾는 플랫폼과, 그 표적을 화장품 용도로 쓸 권리를 함께 묶었습니다.

브랜드 쪽에서 보면 결과는 두 가지로 갈립니다. 하나는 시간이 지나도 공개 원료 목록에 들어오지 않는 소재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공개 원료로 같은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소재들이 '비슷한 이야기'로 묶여 경쟁이 더 빡빡해진다는 것입니다. 지금 기획 중인 라인이 어느 쪽에 서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그래서 원료 제안서를 받을 때 질문이 하나 늘어납니다. 전에는 '이 원료가 효과가 있나'를 물었다면, 이제는 '이 원료를 우리가 얼마나, 언제까지, 어떤 조건으로 쓸 수 있나'를 같이 물어야 합니다. 용도 제한과 독점 조건은 처방이 끝난 뒤에 확인하면 바꿀 수 없는 항목입니다.

  • 이 소재에 용도 제한이나 지역 제한이 걸려 있는지
  • 독점 조건이 있다면 기간과 최소 구매 수량이 얼마인지
  • 제안서의 데이터가 원료사 것인지 제3자 연구 인용인지
  • 같은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공개 원료가 이미 몇 개 있는지

2. 근거는 어느 단계에서 나왔는지를 함께 적어야 쓸 수 있습니다

'전사인자', '세포 리프로그래밍' 같은 말은 같은 단어라도 자료의 무게가 전혀 다릅니다. 세포 실험은 메커니즘이 성립하는지를, 동물 실험은 생체에서 반응이 나타나는지를, 치료제 임상은 사람에게 투여했을 때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지를 봅니다. 그리고 화장품이 필요한 답은 또 다릅니다. 완성된 제형을 피부에 바르고 정해진 기간을 썼을 때 무엇이 달라지는가입니다.

기획서에 성분 근거를 붙일 때는 자료의 제목만 옮기지 말고 네 칸을 함께 적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시험 대상(세포·동물·사람), 적용 경로(주사·경구·도포), 사용 농도, 시험 기간입니다. 이 네 칸이 비어 있는 자료는 개발 판단의 근거로 쓰기 어렵고, 네 칸을 적다 보면 '우리 제품에 쓸 수 있는 자료'와 '배경 설명용 자료'가 자연히 나뉩니다.

원료 연구를 완제품 효능으로 넓히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원료 단계의 결과가 좋아도 처방에 들어가면 농도가 낮아지고, 제형의 pH 와 용해 조건, 다른 성분과의 상호작용, 피부 투과 여건이 모두 달라집니다. 그래서 대기업도 라이선스를 받은 뒤에 다시 제품 개발 단계를 거칩니다.

  • 시험 대상이 세포인지 동물인지 사람인지
  • 적용 경로가 도포인지 주사·경구인지
  • 제안된 사용 농도가 우리 처방에서 유지되는 농도인지
  • 완제품으로 진행한 시험이 한 건이라도 있는지

3. 치료제의 문장을 화장품으로 옮기지 않습니다

이번 거래에서 화장품 용도 라이선스와 치료제 개발이 서로 분리돼 있다는 점은 그냥 계약 구조가 아닙니다. 같은 기술이라도 화장품이 설 수 있는 자리와 의약품이 설 자리가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구분입니다. 치료제 개발 쪽에서 쓰는 질환·회복·재생의 언어를 화장품 소재 설명에 그대로 옮기면, 제품 설명이 아니라 위험이 됩니다.

실무에서 이 선은 처방보다 먼저 그어야 합니다. 쓸 표현의 범위를 한 줄로 정해 두면, 그 표현을 뒷받침하기 위해 어떤 시험을 몇 건 해야 하는지가 따라 나오고, 그 시험 비용과 기간이 생산 일정에 들어갑니다. 반대로 소재를 먼저 정하고 표현을 나중에 고르면, 쓸 수 있는 문장이 남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 수량과 용기가 확정돼 있는 상황이 생깁니다.

표현을 좁히는 것이 손해로만 끝나지는 않습니다. 쓸 수 있는 범위에서 구체적으로 적은 문장이, 쓸 수 없는 범위의 큰 문장보다 고객에게 더 잘 전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이 달라지는가'를 측정 가능한 항목으로 좁히면 그 항목이 그대로 시험 설계가 됩니다.

4. 라이선스를 살 수 없는 수량에서는 루틴이 축이 됩니다

플랫폼 라이선스나 다년 공동 연구는 1,000개 단위로 시작하는 프로젝트의 선택지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이 흐름이 작은 브랜드와 무관하지는 않습니다. 대기업이 '오래 쓰는 관리'라는 틀을 키우면, 고객이 제품을 평가하는 기준도 한 번의 즉각적인 변화에서 계속 쓸 수 있는지로 옮겨 갑니다.

그 기준에서는 공개 원료로도 설계할 수 있는 항목이 승부처가 됩니다. 하루에 몇 번, 어느 부위에, 얼마나 오래 쓰는 제품인지를 정하고, 그 사용량에 맞춰 용량과 용기의 1회 토출량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6개월을 쓰게 할 제품과 한 달에 끝나는 제품은 같은 처방이어도 용량·용기·가격 구조가 달라집니다.

순응도도 자료로 다룰 수 있는 항목입니다. 사용감이 무겁거나 향이 강하거나 바른 뒤 끈적임이 남으면 장기 루틴은 끊어집니다. 긴 사용 기간을 전제한 제품이라면 효능 자료보다 먼저 확인해야 하는 쪽이 이 항목들입니다.

  • 하루 사용 횟수와 1회 사용량을 숫자로 정했는지
  • 목표 사용 기간이 용량과 맞는지 계산했는지
  • 용기의 1회 토출량이 그 사용량과 맞는지
  • 장기 사용에서 끊길 만한 사용감 항목을 미리 확인했는지

5. 원료사에 요구할 자료 목록을 처방 확정 전에 정합니다

지금 흐름에서 브랜드가 실제로 쓸 수 있는 장치는 '요구 목록'입니다. 소재를 고르기 전에 받아야 할 자료를 목록으로 만들어 두면, 설명이 화려한 제안과 자료가 갖춰진 제안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목록이 없으면 비교 기준이 제안서의 문장 수준으로 내려갑니다.

목록에는 효능 자료만 넣지 않습니다. 공급이 끊기지 않을지, 최소 구매 수량이 우리 생산 수량과 맞는지, 판매할 시장에서 그 성분이 제한 목록에 있지 않은지가 같은 비중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효능 자료가 가장 좋은 소재가 공급과 규제에서 막히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목록은 처방 확정 전에 닫아 두는 편이 낫습니다. 처방이 확정된 뒤에 자료를 요구하면 선택지가 그 소재 하나로 좁아지고, 자료가 부족해도 바꾸기 어려워집니다.

  • 시험 설계(대상·수·기간)와 사용 농도가 적힌 자료
  • 처방 내 안정성과 다른 성분과의 호환 자료
  • 공급 안정성과 최소 구매 수량
  • 판매 예정 시장의 성분 규제 상태와 용도 제한

제품 기획서에 먼저 적을 질문

'론제비티 라인'이라고 적는 대신 사용 조건을 넣어 한 문장으로 좁혀 보시기 바랍니다. '밤 루틴에서 6개월 이상 쓰는 30mL 세럼, 근거는 완제품 인체적용시험 1건'처럼 적으면 용량, 용기 토출량, 시험 건수가 그 문장에서 바로 따라 나옵니다.

두 번째로 적을 것은 근거 표입니다. 왼쪽에 쓸 소재, 오른쪽에 시험 대상·적용 경로·사용 농도·시험 기간을 적어 보십시오. 오른쪽이 비어 있는 소재는 아직 근거가 아니라 설명입니다. 이 표가 있으면 소재를 하나 바꿀 때 무엇이 함께 바뀌는지 보입니다.

마지막은 표현의 범위입니다. 쓸 문장의 범위를 처방 확정 전에 한 줄로 정해 두면, 그 문장을 뒷받침할 시험이 수량과 일정에 함께 들어갑니다. 소재부터 정하고 표현을 나중에 고르면, 쓸 수 있는 문장이 남지 않은 채 수량과 용기가 먼저 확정돼 있는 순서가 됩니다.

참고한 자료

화장품 개발을 준비 중이라면 화장품 제작·개발 가이드와 MOQ 1,000개 가이드도 확인하세요.

이 주제로 제품을 개발하고 싶으신가요?

기사의 시장 정보와 실제 제품 제작 가능 조건은 다를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조건을 알려 주시면 함께 검토합니다.

화장품 개발 상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