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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LAB Insight · 미국 뷰티

뉴트로지나가 K-뷰티 선크림 사용감을 따라왔습니다

켄뷰의 뉴트로지나가 9월 17일 미국에서 '클라우드테크(Cloud-Tech)'라는 이름의 선크림 기술과 제품 2종을 출시했습니다. 25년 만에 FDA가 새로 허용한 자외선 차단 성분 비모트리지놀(BEMT)을 쓰면서, 브랜드가 내세운 기준은 차단 지수가 아니라 '가볍고 보이지 않는 사용감'이었고 그 참조점으로 K-뷰티 선크림을 직접 언급했습니다. 그동안 한국 선크림의 강점으로 이야기되던 사용감이, 이제 미국 대형 브랜드가 드럭스토어 가격대에서 겨냥하는 목표가 됐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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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신호인가요?

뉴트로지나는 9월 17일 클라우드테크 기술을 적용한 선크림 두 종을 내놨습니다. 울트라 시어 데일리 페이스 선스크린 SPF 70과 클리어 페이스 선스크린 SPF 60이고, 가격은 각각 16.99달러입니다. 9월 17일부터 아마존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했고 이후 전국 리테일러로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클라우드테크의 핵심은 비모트리지놀(BEMT)입니다. 25년 넘게 미국에서 새 자외선 차단 성분이 추가되지 않다가 올해 처음 허용된 성분으로, 브랜드는 BEMT가 기존 필터 대비 UVA 차단력이 높고 미국에서 이미 쓰이던 필터들과 시너지를 낸다고 설명했습니다. 뉴트로지나는 이 성분을 자사의 기존 헬리오플렉스360 기술과 결합했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브랜드가 이 기술을 설명한 방식입니다. 뉴트로지나는 클라우드테크가 K-뷰티 선크림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히고, 무게감·유분감·밀림(피부에서 밀려 나오는 현상)·백탁처럼 소비자가 선크림을 적게 바르거나 건너뛰게 만드는 감각적 장벽을 넘기 위한 설계라고 설명했습니다. 빠르게 마르고 실키한 마무리, 구름처럼 가벼운 느낌이 홍보 문구의 중심에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을 선케어의 '스킨화(skinification)', 즉 자외선 차단제가 세럼이나 크림만큼 좋아 보이고 좋게 느껴져야 한다는 기대로 설명합니다.

다만 여기까지는 제조사가 공개한 제품 정보이고 시장 성과가 아닙니다. 판매량이나 점유율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사용감에 대한 평가도 브랜드 설명과 초기 보도에 근거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신호는 '미국 선크림이 K-뷰티를 이겼다'거나 그 반대의 답이 아니라, 미국 매스 채널의 선크림 경쟁 기준에 사용감이 정면으로 올라왔다는 사실로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1. 성분이 열리자 경쟁 축이 사용감으로 옮겨 갑니다

미국에서 선크림은 화장품이 아니라 일반의약품으로 다뤄지고, 쓸 수 있는 자외선 차단 성분은 목록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오랫동안 그 목록이 거의 그대로였기 때문에, 미국 선크림의 제형은 쓸 수 있는 재료 안에서만 움직여야 했습니다. 한국 브랜드가 사용감으로 차별화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이 차이가 있었습니다.

성분 하나가 새로 열리면 이 조건이 달라집니다. 같은 성분을 쓸 수 있게 된 순간, 남는 차이는 그 성분으로 무엇을 만들어 내느냐입니다. 뉴트로지나가 새 성분을 쓰면서 차단 지수보다 사용감을 앞세운 것은 그 변화를 보여 줍니다.

제품을 기획하는 입장에서 정리해 둘 것은 우리 제품의 차이가 어디에서 나오는가입니다. 남들이 못 쓰는 성분을 써서 생기는 차이라면 규제가 바뀔 때 사라집니다. 같은 성분으로 더 나은 사용감을 낸 결과라면 남습니다. 두 가지를 구분해 적어 두면 경쟁 상황이 바뀌어도 설명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 우리 제품의 차이가 성분 목록에서 오는지, 제형 설계에서 오는지
  • 그 차이를 규제가 바뀐 뒤에도 같은 말로 설명할 수 있는지
  • 경쟁 제품이 같은 성분을 쓰게 됐을 때 남는 근거가 무엇인지

2. '덜 바르는 문제'를 제형으로 푸는 설계

뉴트로지나가 밝힌 문제 정의가 구체적입니다. 무겁고, 기름지고, 밀리고, 하얗게 뜨는 느낌 때문에 사람들이 선크림을 적게 바르거나 아예 건너뛴다는 것입니다. 차단 성능이 아무리 높아도 충분히 바르지 않으면 표시된 수치만큼 보호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것은 사용감의 문제인 동시에 효과의 문제입니다.

이 프레임은 기획서에 그대로 옮길 만합니다. 선크림 개발에서 목표를 'SPF 50 이상'처럼 수치로만 잡으면, 소비자가 실제로 바르는 양은 설계 범위 밖에 남습니다. 반대로 '아침 루틴에서 메이크업 앞에 부담 없이 충분히 바를 수 있을 것'처럼 잡으면, 발림성과 건조 속도, 밀림, 백탁이 모두 평가 항목 안으로 들어옵니다.

평가 방식도 따라옵니다. 실험실에서 소량을 도포해 본 느낌과, 실제 권장량을 얼굴 전체에 바른 느낌은 다릅니다. 권장 사용량 기준으로 사용감을 확인했는지가 이 설계에서는 핵심 절차가 됩니다.

3. 같은 기술 위에 두 제품을 올린 방식

뉴트로지나는 클라우드테크라는 하나의 기술 이름을 만들고, 그 위에 서로 다른 두 제품을 올렸습니다. 울트라 시어 SPF 70은 메이크업 아래 레이어링을 염두에 두고 마이크로 펩타이드 기술을 넣었고, 클리어 페이스 SPF 60은 나이아신아마이드와 비타민 E를 넣어 여드름이 나기 쉬운 피부를 겨냥했습니다.

구조가 단순하고 따라 하기 좋습니다. 공통 기술은 하나의 이름으로 묶어 반복해서 말하고, 개별 제품은 피부 상태나 사용 맥락으로 나눕니다. 소비자는 기술 이름 하나만 기억하면 되고, 자기에게 맞는 제품은 그 아래에서 고릅니다.

반대로 제품마다 새로운 기술 이름을 붙이면, 말할 것은 늘어나는데 기억에 남는 것은 줄어듭니다. 라인을 확장할 계획이 있다면 첫 제품을 만들 때 '이 라인이 공유할 기술 이름은 무엇이고, 개별 제품은 무엇으로 나눌 것인가'를 먼저 정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 라인 전체가 공유할 기술 이름이 정해져 있는지
  • 개별 제품이 피부 상태·사용 시점 중 무엇으로 나뉘는지
  • 제품이 늘어나도 같은 문장으로 설명이 이어지는지

4. 드럭스토어 가격대에서 붙는다는 뜻

두 제품의 가격은 16.99달러입니다. 프레스티지가 아니라 매스 채널의 가격대이고, 판매도 아마존에서 먼저 시작했습니다. 새 성분과 새 기술 이름을 앞세운 제품이 곧바로 이 가격대로 들어왔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미국 아마존에서 팔리는 한국 선크림 상당수가 이 부근 가격대에 있습니다. 같은 매대, 같은 검색 결과 안에서 비교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비교되는 항목은 성분표만이 아니라 리뷰에 적히는 말, 즉 밀리는지, 하얗게 뜨는지, 눈이 시린지 같은 사용 경험입니다.

그래서 미국 채널을 겨냥한다면 리뷰에 어떤 말이 쌓일지를 설계 단계에서 생각해 볼 만합니다. 상세페이지에 쓰는 문장보다, 실제 사용 후에 반복해서 적히는 한 문장이 다음 구매를 만듭니다. 그 문장이 무엇이었으면 하는지를 먼저 정하면 무엇을 시험해야 할지도 정해집니다.

5. 벤치마크가 되었다는 말의 두 얼굴

미국 대형 브랜드가 K-뷰티 선크림을 참조점으로 밝힌 것은 그 자체로 한국 제품이 만들어 온 기준이 인정받았다는 신호입니다. 오랫동안 '한국 선크림은 가볍다'는 평가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야기되다가, 이제 상대 브랜드의 공식 설명에 등장했습니다.

동시에 이것은 그 강점이 더 이상 한국만의 것이 아니게 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참조된다는 것은 복제 가능해진다는 뜻입니다. 사용감만으로 설명하던 브랜드는 같은 사용감을 내세운 제품과 가격으로 붙게 됩니다.

그렇다면 다음 차이는 어디서 만들까요. 사용감 자체를 버릴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사용감 위에 무엇을 더 얹을지를 정해야 합니다. 어떤 피부 상태를 겨냥하는지, 어떤 루틴의 어느 자리에 놓이는지, 어떤 근거로 그것을 말하는지가 다음 단계의 질문입니다. 대형 브랜드가 사용감을 목표로 삼은 지점에서 출발하는 브랜드라면, 그 다음 칸을 먼저 채워 두는 편이 유리합니다.

제품 기획서에 먼저 적을 질문

기획서 첫 줄에 이렇게 적어 보세요. '이 선크림의 강점을 경쟁사가 같은 성분으로 따라 했을 때, 우리에게 남는 문장은 무엇인가.' 사용감이 모두의 목표가 된 매대에서는, 가벼움을 만드는 일만큼이나 가벼움 다음을 준비하는 일이 중요해집니다.

참고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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