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신호인가요?
베도모스티(Ведомости)가 7월 29일 중국 해관총서와 한국 관세청 자료를 바탕으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두 나라의 대러시아 화장품 공급액은 3억 2,37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 늘었습니다. 한국이 2억 1,260만 달러(24% 증가), 중국이 1억 1,110만 달러(70% 증가)입니다. 1년 전 상반기의 증가율이 23.3%였으니 속도가 더 붙은 셈입니다.
현지 유통의 숫자도 같은 방향입니다. 같은 보도를 인용한 Retail.ru와 BFM에 따르면 졸로토예 야블로코(Золотое Яблоко, 골든애플)는 상반기에 아시아 브랜드 68개를 새로 들였고 아시아 화장품의 루블 기준 매출이 35% 늘었습니다. 레투알(Л'Этуаль)은 아시아 브랜드 수가 9% 늘어 431개가 됐고 매출은 금액과 수량 모두 11% 늘었습니다. 오존(Ozon)은 주문 수가 2배 넘게 늘었다고 밝혔고, 드럭스토어 체인 울리브카 라두기(Улыбка радуги)는 한국 브랜드를 약 30% 늘려 44개로 운영합니다.
기간을 1~7월로 넓힌 한국 통계 인용 보도(RIA 노보스티를 인용한 78.ru, 8월 23일)에서는 한국의 대러 화장품 공급이 2억 5,410만 달러로 21% 늘었습니다. 다만 7월 한 달은 4,16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1% 많았지만 6월보다는 15% 적었습니다.
한계도 분명합니다. 이 수치는 수출국 세관 통계 기준의 공급액이지 러시아 소비자 판매액이 아니며, 협회 관계자는 수입업자의 재고 비축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또 X(옛 트위터)는 러시아에서 접속이 차단돼 있고 TikTok도 제한적으로 운영돼 두 플랫폼의 러시아 내 인기 신호는 직접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얀덱스 워드스탯(Яндекс Вордстат)은 로그인이 필요해 검색량을 직접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이 글에서는 검색량 숫자를 인용하지 않습니다.
1. 늘어난 것은 스킨케어이고, 색조는 줄었습니다
1~7월 한국 통계를 인용한 보도에서 증가분의 대부분은 스킨케어였습니다. 스킨케어 공급액은 약 2억 4,500만 달러로 25% 늘어난 반면, 색조 화장품은 약 970만 달러로 33% 줄었습니다. 7월 한 달만 보면 스킨케어가 약 4,000만 달러, 립 제품이 150만 달러, 아이 제품이 약 40만 달러 수준입니다.
전체의 96% 안팎이 스킨케어라는 뜻이므로, 러시아를 'K-뷰티 전반이 통하는 시장'으로 읽으면 기획이 어긋납니다. 색조는 셰이드 구성과 재고 회전 부담이 크고, 지금 통계에서는 수요가 줄어드는 쪽에 있습니다.
첫 진입 품목을 고른다면 색조 라인 전체보다 스킨케어 안에서 역할이 분명한 제품 한두 개로 좁히는 편이 통계와 맞습니다. 색조를 검토하더라도 이 통계만으로는 어떤 세부 품목이 줄었는지 알 수 없으니, 수입자에게 채널별 판매 자료를 따로 요청해야 합니다.
2. 중국의 70%는 '중국 브랜드'만의 숫자가 아닙니다
BFM이 전한 러시아 향수·화장품협회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중국발 증가에는 세 가지가 섞여 있습니다. 중국 브랜드의 해외 확장, 러시아 기업이 중국에 위탁 생산한 자사 브랜드 물량이 수입 통계에 잡히는 효과, 그리고 유럽연합(EU) 제재로 향료 조달처가 중국·인도·튀르키예로 옮겨간 영향입니다.
같은 기사에서 현지 뷰티 전문 출판사 창업자는 러시아 내 생산 비용이 아시아에서 완제품을 들여오는 비용보다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브랜드가 중국 위탁 생산으로 가격대를 낮춰 들어온다면, 한국 브랜드가 매대에서 마주치는 경쟁자는 중국 브랜드만이 아닙니다.
따라서 '한국산'이라는 원산지만으로는 가격 차이를 설명하기 어려워집니다. 같은 가격대에서 무엇이 다른지, 제형과 사용감, 성분 구성 가운데 고객이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차이를 한 줄로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3. 매대는 넓어졌지만 그만큼 붐빕니다
골든애플이 반년 동안 아시아 브랜드 68개를 추가했다는 것은 입점 기회가 열려 있다는 뜻이면서, 같은 기간 새 경쟁자가 68개 생겼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레투알의 431개 아시아 브랜드 사이에서 신규 브랜드가 눈에 띄려면 입점 자체보다 입점 후 회전이 관건이 됩니다.
러시아 자국 브랜드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RIA 노보스티가 9월 2일 골든애플 분석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러시아 화장품 브랜드 수는 2022년 1,100개에서 2026년 3,000개로 늘었고, 이 집계에서 자국 브랜드의 비중은 스킨케어 40%, 색조 38%, 헤어케어 44%입니다.
마켓플레이스 쪽 움직임도 있습니다. 와일드베리스(Wildberries)는 5월 말 한국·인도 제조사 상품의 직접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확정되지 않은 계획에 물량을 맞추기보다, 지금 실제로 거래가 일어나는 채널을 기준으로 초도 물량을 잡는 편이 안전합니다.
4. 검색어는 성분·브랜드명·지역으로 쪼개집니다
9월 21일 Google Trends에서 러시아, 최근 90일 기준으로 'корейская косметика(한국 화장품)'를 조회하면, 함께 급상승한 주제에 레티놀, 한국 브랜드 셀리맥스(Celimax), 마스크팩이 올라 있습니다. 급상승 연관 검색어에는 특정 브랜드명을 붙인 검색, '한국 화장품 온라인 스토어', '남성용 한국 화장품', 그리고 톰스크·이르쿠츠크 같은 지방 도시명을 붙인 검색이 보입니다.
다만 러시아의 주력 검색엔진은 얀덱스이고, Google Trends의 이 검색어는 일별 값이 0인 날이 많을 만큼 표본이 작습니다. 그래서 상승률 숫자는 인용하지 않고 방향만 읽습니다. 방향은 '한국 화장품'이라는 큰 말보다 성분명과 브랜드명, 그리고 '내 도시에서 어디서 사는가'로 검색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상세페이지와 상품명을 준비할 때 이 구조를 그대로 점검표로 쓸 수 있습니다.
- 러시아어 상품명에 핵심 성분명이 현지 표기로 들어가 있는지
- 브랜드명의 키릴 문자 표기를 하나로 정해 모든 채널에서 통일했는지
- 남성 고객이 자기 제품으로 인식할 수 있는 사용 설명이 있는지
-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 외 지역 배송과 취급 채널을 수입자와 확인했는지
5. 통관 전에 끝나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러시아는 화장품에 의무 마킹 제도 체스트니 즈낙(Честный ЗНАК)을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현지 회계·재고 서비스 업체 모이스클라드의 해설에 따르면 근거는 2024년 11월 30일 자 정부 결정 제1681호이며, 스킨케어·색조·구강 제품은 2025년 10월 1일부터 의무 마킹 대상이 됐고, 2026년 7월 1일부터는 소매 판매 시 유통 이탈 정보를 전송해야 합니다.
수출 실무에서 중요한 대목은 수입품의 경우 통관 절차 전에 코드가 부착돼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코드는 러시아 측 수입자가 발급받아 생산지나 물류 거점으로 전달하는 구조여서, 라벨 부착 공정과 일정에 미리 반영해야 합니다. 이 글은 민간 해설 자료를 근거로 했으므로 실제 적용 품목 코드와 일정은 수입자와 운영사 공지로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기술규정에 따른 적합성 절차와 결제·물류 조건은 이 글에서 다루지 않았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러시아로 수출하기 전에는 해당 품목이 전략물자·상황허가 대상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 마킹 코드를 누가 발급받아 어느 공정에서 부착하는지 정했는지
- 코드 부착 위치를 단상자·용기 디자인에 미리 확보했는지
- 수입자가 적합성 서류와 러시아어 표시 사항을 어디까지 맡는지 계약에 적었는지
- 수출 전 전략물자·상황허가 대상 여부를 확인했는지
제품 기획서에 먼저 적을 질문
기획서 첫 줄에 이렇게 적어 보세요. '이 제품은 러시아 매대에서 한국·중국·러시아 브랜드 가운데 무엇과 나란히 놓이고, 같은 가격에서 무엇이 다른가.' 수입 통계가 늘고 있다는 사실보다, 늘어난 매대에서 다시 선택받을 이유가 있는지가 초도 물량을 정합니다.
참고한 자료
- Импорт азиатской косметики в Россию вырос более чем на треть — Ведомости, 2026-07-29
- Импорт косметики из Китая и Южной Кореи в РФ вырос на 37% — Retail.ru, 2026-07-29
- Косметика из Азии штурмует российский рынок — BFM.ru, 2026-07-29
- Китай ускоряет поставки косметики, но Корея удерживает лидерство — Logistics.ru, 2026-09-19
- Поставки корейской косметики в Россию выросли на 21% — 78.ru (РИА Новости 인용), 2026-08-23
- Число российских брендов косметики выросло в три раза с 2022 года — Финансы Mail (РИА Новости 인용), 2026-09-02
- Корейская косметика, K-pop и индийские товары: Wildberries расширяет импорт — Malls.ru, 2026-05-29
- Google Trends: корейская косметика (Россия, за 90 дней) — Google Trends
- Маркировка косметики и бытовой химии в 2026 году — МойСкла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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