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확정됐고, 무엇이 아직 움직이나요?
인도네시아의 할랄 의무화는 2014년 제33호 할랄제품보장법에서 출발했고, 2024년 제42호 정부규정이 품목별 단계 시행 일정을 정했습니다. 그 일정에 따라 화장품과 의약품, 전통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이 2026년 10월 17일부터 의무 대상이 됩니다. 현지 제조 제품과 수입 제품이 모두 포함되며, 수입 제품은 인도네시아 당국이 인정하는 할랄 인증을 보유하거나 BPJPH를 통해 현지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국내에서는 식약처가 화장품 분야 민·관 합동 지원단을 인도네시아에 파견해 BPJPH 및 인도네시아 식약청(BPOM)과 협력회의를 열고 몇 가지 절차 개선에 합의했습니다. 이미 할랄 인증을 받은 화장품 제조소는 인증 신청자가 달라도 제조소 현장실사를 면제하고, 한국처럼 무슬림 '할랄 슈퍼바이저'를 채용하기 어려운 나라에서는 BPJPH가 인정하는 교육을 이수한 자격자를 슈퍼바이저로 인정하기로 한 내용입니다. BPOM은 시행일 이전에 적법하게 통관돼 유통 중인 제품의 유예기간을 연장하는 방향으로 규정을 개정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여기서 확정된 것과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을 나눠 읽어야 합니다. 절차 개선은 관계 당국 간 합의 단계이며 관련 규정 개정은 그 뒤에 이어집니다. 식약처는 규정 개정 전에도 공식 공문을 통해 같은 기준을 우선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최종 문구와 적용 범위는 개정된 규정으로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시행일 표기가 보도마다 10월 17일과 18일로 나뉘는 점도 고려해, 실제 통관 일정은 현지 파트너를 통해 개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1. 인증을 못 받으면 '비할랄' 문구가 패키지에 올라갑니다
이 규제에서 가장 자주 놓치는 지점은 '인증을 못 받으면 못 판다'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할랄 인증을 받지 못한 제품은 포장에 '비할랄(Non-Halal)' 문구를 표시해야 합니다. 즉 인증 여부는 판매 가능성만이 아니라 패키지 디자인과 인쇄 사양을 가르는 변수입니다.
따라서 인도네시아 물량을 검토한다면 의사결정 순서가 달라집니다. '인증을 받을 것인가'를 먼저 정해야 카톤과 라벨 원고가 확정되고, 그 뒤에 인쇄 발주와 부자재 리드타임이 따라옵니다. 인증 결과를 기다리면서 인쇄를 먼저 걸면, 인증이 늦어질 때 남는 것은 쓸 수 없는 인쇄물입니다.
- 이 제품을 할랄 인증 대상으로 갈 것인가, 비할랄 표기로 갈 것인가
- 그 결정이 카톤·라벨 원고에 반영되는 시점
- 인쇄 발주 전 확보해야 할 최소한의 인증 진행 근거
- 인도네시아 전용 사양과 타 국가 공용 사양의 분리 여부
2. 병목은 인증서가 아니라 원료 명세입니다
보도에서는 인증 과정 중 원료 성분 검증이 가장 까다로운 단계로 꼽힙니다. 콜라겐이나 글리세린, 일부 지방산처럼 동물에서 유래할 수 있는 성분은 할랄 기준에 맞게 가공됐다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성분명이 아니라 그 성분이 어디서 왔는지를 설명할 수 있느냐입니다.
같은 INCI 이름이라도 공급사와 제조 경로에 따라 유래가 다를 수 있습니다. 글리세린은 식물 유래일 수도 동물 유래일 수도 있고, 지방산과 유화제, 일부 캡슐·코팅 소재도 마찬가지입니다. 처방을 확정하기 전에 전성분을 기준으로 공급사별 유래 정보와 증빙 가능 여부를 한 번 훑어두면, 뒤늦게 처방을 갈아엎는 상황을 줄일 수 있습니다.
OEM·ODM 상담에서도 이 질문을 앞으로 당기는 편이 효율적입니다. '할랄 대응 가능한가요'보다 '이 처방의 어떤 원료가 유래 증빙이 필요한가요'가 실제로 일정을 움직이는 질문입니다.
3. 제조소 현장실사 면제는 조건이 붙은 기회입니다
식약처 협의 결과 중 실무 효과가 큰 항목은 이미 할랄 인증을 받은 화장품 제조소에 대해 인증 신청자가 달라도 제조소 현장실사를 면제하기로 한 부분입니다. 브랜드사가 직접 제조소를 운영하지 않는 국내 구조에서는, 같은 제조소를 쓰는 여러 브랜드가 매번 현장실사를 반복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 됩니다.
그래서 제조 파트너를 고를 때 확인할 항목이 하나 늘어납니다. 해당 제조소가 이미 할랄 인증을 보유하고 있는지, 보유하고 있다면 그 인증의 범위가 우리 제품 유형과 생산 라인을 포함하는지입니다. 인증 보유 사실만으로 모든 품목이 자동 포함된다고 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이 면제는 규정 개정을 전제로 한 합의 사항입니다. 실제 적용 시점과 필요한 서류 형식은 공문 또는 개정 규정으로 확인해야 하며, 인증 기관과 일정 협의를 시작할 때 이 근거를 함께 제시하면 진행이 빠릅니다.
4. 선적 전 실물 검증이 일정표 안으로 들어옵니다
한국에서 인도네시아로 수출되는 할랄 제품은 현지 세관 신고에 앞서 원산지 창고나 생산 현장에서 공인 검사기관의 실물 검증을 거쳐 할랄 제품 보증 보고서(LPPH)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인증서를 확보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적 단위마다 확인 절차가 한 단계 더 붙는 구조입니다.
이 절차는 물류 일정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생산 완료일과 선적일 사이에 검증 일정이 들어가야 하고, 검사기관 예약과 창고 준비가 맞물립니다. 초도 물량을 급하게 밀어 넣는 방식보다, 첫 선적은 여유 있는 리드타임으로 절차를 한 번 통과시켜 본 뒤 다음 물량의 기준을 잡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원료와 제조공정뿐 아니라 생산 이후 보관과 유통 과정까지 할랄 기준에 맞는지 사전에 관리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지적됩니다. 창고 분리 보관이나 혼적 여부 같은 항목은 브랜드사가 직접 통제하기 어려운 영역이므로, 물류 파트너와의 계약 단계에서 확인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5. 할랄과 BPOM은 별개의 관문입니다
할랄 인증과 BPOM 등록은 담당 기관도 목적도 다른 제도입니다. BPJPH가 할랄 여부를 다루고, BPOM은 화장품으로서의 허가와 안전 관리를 다룹니다. 두 규제가 같은 시기에 강화되면서 수출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일정을 하나로 합쳐 관리하면 위험합니다. BPOM 등록이 끝났다고 할랄이 해결되는 것도, 할랄 인증을 받았다고 BPOM 절차가 단축되는 것도 아닙니다. 두 트랙을 나란히 놓고 각각의 제출 서류와 소요 기간, 담당자를 분리해 관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BPJPH가 공개한 수치를 보면 이미 할랄 인증을 받은 화장품은 인도네시아 현지 제품 81,343개, 해외 제품 7,558개입니다. 이 숫자는 인증 누적 건수이지 시장 점유율이나 매출 규모가 아닙니다. 다만 현지 제품과 해외 제품의 인증 건수 차이는, 시행일 전후로 현지 매대에서 어느 쪽이 먼저 정리될지를 가늠하는 참고 자료는 됩니다.
제품 기획서에 먼저 적을 질문
기획서 첫 줄에 이렇게 적어 보시기 바랍니다. 이 제품의 전성분 가운데 유래를 증빙해야 하는 원료는 무엇이고, 그 증빙을 누가 언제까지 확보하는가. 10월 17일이라는 날짜보다 먼저 정해져야 하는 것은 인증 여부가 아니라 원료 명세의 상태입니다. 인도네시아를 첫 동남아 시장으로 보고 있다면, 지금 시점에서 가장 빠른 길은 인증 신청이 아니라 처방을 열어 유래가 모호한 원료를 찾아내는 일입니다.
참고한 자료
- 인도네시아, 할랄 의무화 10월 17일 시행... 할랄 인증과 BPOM 동시 규제로 수출 기업 부담 — 코스인코리아닷컴
- 인도네시아 ‘26년 10월 17일 할랄 화장품 의무화... 교육·인증 지원 추진 — CNC News
- 인도네시아 할랄 규제 ‘마지막 관문’ 온다... K뷰티 기업 대응 고심 — 시장경제신문
- ‘할랄 슈퍼바이저·제조소 현장실사 면제’ 등 실질 성과 얻었다! — 코스모닝
- 식약처, 인도네시아 화장품 할랄 인증절차 개선 이끌어…K-뷰티 수출 부담 완화 — 헬스경향
- 인니, 10월 화장품 할랄 인증 의무화… 식약처, K뷰티 통관 지원 나서 — 천지일보
- Wajib Halal Oktober 2026 Dilaksanakan Tepat Waktu Sesuai Amanat Undang-Undang — BPJPH, 2026-09-16
- BPJPH: Produk Kosmetik Wajib Bersertifikat Halal pada Oktober 2026 — BPJPH, 2025-05-14
- Peraturan Pemerintah Nomor 42 Tahun 2024 tentang Penyelenggaraan Bidang Jaminan Produk Halal — Direktorat Jenderal Peraturan Perundang-undangan Republik Indonesia, 2024-10-17
화장품 개발을 준비 중이라면 화장품 제작·개발 가이드와 MOQ 1,000개 가이드도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