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달라지는 신호인가요?
식약처는 점자나 음성·수어영상 변환용 코드를 용기와 포장에 표시할 때 어떤 항목을 어떤 방법으로 담아야 하는지를 안내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목적은 시각·청각 장애인의 화장품 오용을 막고 알 권리를 보장하는 데 있으며, 7월 2일 발표된 '2026 식의약 안심 60대 과제'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희망 업체를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을 거쳐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순서로 진행 중입니다.
다만 이는 표시 방법을 안내하는 가이드라인 단계이고, 모든 제품에 지금 당장 점자를 넣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이 아닙니다. 함께 추진되는 e-라벨 제도 역시 화장품법 개정 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입니다. 확정된 규정으로 읽기보다, 앞으로 포장에 들어올 요소를 미리 넣어볼 시점이라는 신호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1. 점자는 인쇄가 아니라 성형과 부착의 문제입니다
문구 하나를 추가하는 일과 점자를 넣는 일은 작업의 성격이 다릅니다. 점자는 일정한 높이와 간격을 가진 돌출부로 구현되기 때문에 인쇄 공정만으로 끝나지 않고, 단상자 후가공이나 별도 라벨, 용기 성형 중 어느 방식으로 구현할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방식이 정해지면 그다음 결정이 줄줄이 따라옵니다. 어떤 면에 배치할지, 그 면에 이미 들어가 있는 디자인 요소와 겹치지 않는지, 유통 과정에서 눌리거나 마모되지 않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포장 디자인이 끝난 뒤에 자리를 찾으면 대부분 자리가 남아 있지 않습니다.
2. QR 코드 하나가 늘리는 것은 코드가 아니라 운영입니다
음성·수어영상 변환용 코드는 인쇄 면적만 차지하는 요소가 아닙니다. 코드가 연결되는 정보가 실제로 유지되어야 기능하기 때문에, 제품별 연결 주소와 콘텐츠를 누가 만들고 누가 갱신하는지가 함께 정해져야 합니다.
제품 수가 늘어날수록 이 관리 부담은 선형으로 늘어납니다. 리뉴얼로 성분이나 사용법이 바뀌었는데 코드가 가리키는 정보가 그대로라면, 표시가 있어도 정보로서는 신뢰를 잃습니다. 표시 도입을 검토할 때 인쇄 비용만 계산하고 운영 주체를 비워두면 실행 단계에서 멈춥니다.
- 제품별 연결 주소 생성과 관리 주체
- 리뉴얼·성분 변경 시 콘텐츠 갱신 절차
- 단종 제품의 코드 처리 기준
3. 비용 부담은 실제로 보고된 문제입니다
업계에서 나오는 우려는 막연한 것이 아닙니다. 먼저 제도를 도입한 식품 분야에서도 점자와 음성·수어영상 변환용 코드 표시 비율은 1%에 못 미치는 수준이고, 비용 부담 때문에 중소기업이 참여를 주저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 품목에 한 번에 적용하는 접근보다, 판매량이 많고 포장 개정 주기가 돌아오는 제품부터 적용해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이미 단상자 디자인을 수정할 일정이 잡혀 있다면 그때가 추가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시점입니다.
4. e-라벨과 따로 검토하면 포장을 두 번 엽니다
함께 추진되는 e-라벨은 5포인트 크기의 작은 글자로 모든 정보를 담는 대신 주요 사항만 큰 글자로 표시하고 상세 정보는 QR 코드로 확인하도록 하는 방향입니다. 시범사업은 1차 6개사 19개 품목, 2차 13개사 76개 품목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점자·음성 코드와 e-라벨은 결국 같은 용기와 같은 단상자 면적을 놓고 자리를 다투는 요소입니다. 두 가지를 따로 검토하면 포장 도면을 두 번 여는 일이 생깁니다. 지금 개발 중인 제품이라면 '표시 요소가 늘어난 뒤의 레이아웃'을 한 번에 그려두는 편이 낫습니다.
5. 소용량과 기획세트에서 먼저 걸립니다
표시 면적이 넉넉한 본품에서는 배치가 어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미니 사이즈, 파우치, 앰플, 여러 제품을 묶은 기획세트처럼 면적이 작거나 구성이 복합적인 경우입니다. 어느 단위에 표시할지, 외박스와 내용물 중 어디를 기준으로 볼지가 제품마다 달라집니다.
소용량 라인과 세트 구성을 많이 운영하는 브랜드일수록 기준을 먼저 정해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제품이 나올 때마다 판단하면 같은 브랜드 안에서도 표시 방식이 제각각이 되고, 그 자체가 소비자에게는 혼란이 됩니다.
제품 기획서에 먼저 적을 질문
기획서에 '이 제품의 포장에 점자와 코드가 들어갈 자리가 있는가'를 한 줄 적어두세요. 답이 '아직 없다'여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포장 도면을 닫기 전에 그 질문을 한 번 던지는 것이고, 지금은 규정에 쫓기지 않고 결정할 수 있는 시기라는 점입니다.
참고한 자료
- 식약처, ‘화장품 점자 및 음성·수어영상 변환용 코드 표시 가이드라인’ 발표 — 코스인코리아닷컴
- ‘화장품 점자 및 음성·수어영상 변환용 코드 표시 가이드라인’... 업계 부담은? — CNC News
- 시·청각 장애인用 점자 표시 가이드라인 제정 — 코스모닝
- [2026년 바뀌는 화장품 정책] e-라벨 QR+점자 또는 음성·수어영상 변환용 코드 병행 표시 — 코스인코리아닷컴
- 식약처, 화장품 점자 표시 확대 추진…연내 가이드라인 마련 —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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