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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LAB Insight · 글로벌 뷰티

안 팔린 뷰티 재고가 하나의 시장이 됐습니다

뷰티 브랜드의 잉여 재고를 검증된 기업 구매자에게 넘겨 주는 B2B 마켓플레이스 하이스톡이 a16z가 주도한 3,000만 달러 시리즈 A를 유치했습니다. 1년 남짓한 기간에 플랫폼에 올라온 재고가 10억 달러를 넘었다는 점이 이 투자의 근거였습니다. 안 팔린 재고를 처리하는 일이 브랜드가 숨기는 사고에서 값이 붙은 시장으로 옮겨 가고 있다는 뜻이고, 발주량을 정하는 단계에서 읽을 값이 있는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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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신호인가요?

하이스톡은 뷰티 브랜드가 팔리지 않은 재고를 검증된 기업 구매자에게 판매하도록 중개하는 B2B 마켓플레이스입니다. 이번에 a16z가 주도하고 그레이록, 앱스트랙트 VC, 데이브레이크 펀드 등이 참여한 3,000만 달러 규모 시리즈 A를 유치했습니다. a16z의 AI 파트너 올리비아 무어가 이사회에 합류하고, 제프 조던이 어드바이저로 참여합니다.

회사가 밝힌 실적은 이렇습니다. 1년 남짓한 기간에 플랫폼에 올라온 재고가 10억 달러를 넘었고, 100곳 이상의 주요 브랜드와 일하고 있습니다. 로라 겔러, 블리스, 버스드가 함께 일한 브랜드로 언급됐고, 1,000만 파운드 이상의 제품이 매립을 피했다고 밝혔습니다. 창업자 카미유 반 호른은 인스타카트에서 프로덕트를 담당했고, 팔 수 있는 물건이 폐기를 향해 창고에 쌓여 있는 장면을 보고 회사를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재고 문제의 규모를 보여 주는 조사도 있습니다. 소재 기업 에이버리 데니슨의 연구에 따르면 뷰티 제품의 10% 이상, 금액으로 약 48억 달러가 브랜드의 공급망 안에서 낭비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과잉생산과 잉여 재고로, 폐기 물량의 6.2%를 차지했습니다. 뷰티의 재고 손실률 6.2%는 의류 3.9%, 제약 3%, 식품 2.9%, 자동차 1.1%와 비교해 가장 높은 수치였습니다.

숫자의 출처와 성격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이스톡의 거래 규모와 폐기 회피량은 회사가 제시한 값이고 제3자가 검증한 수치가 아닙니다. 낭비 규모 조사는 미국·영국·중국·프랑스·일본의 뷰티·퍼스널케어 기업 60여 곳을 포함한 설문에 기반한 것으로, 업계 전체의 회계 값이 아니라 응답 기업의 인식과 추정을 모은 결과입니다. 그래서 여기서 읽을 것은 정확한 크기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재고 처리에 투자금이 붙을 만큼의 시장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신호입니다.

1. 재고는 사고가 아니라 구조에서 나옵니다

남은 재고는 보통 판단 착오의 결과로 이야기됩니다. 수요를 잘못 봤거나, 마케팅이 기대만큼 돌지 않았거나, 시기를 놓쳤다는 식입니다. 그런데 이번 보도에서 정리된 원인 목록은 개별 판단보다 앞에 있는 조건들입니다.

세 가지가 언급됐습니다. 발주서에는 대응이 늦을 경우의 벌칙 조항이 들어가고, 유통사는 여유 재고를 요구하고, 소셜미디어는 예측하기 어려운 수요의 출렁임을 만듭니다. 세 조건은 모두 같은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부족한 것보다 남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하게 만듭니다.

이 구조를 인식하는 것과 인식하지 않는 것의 차이는 예측 정확도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남는 쪽으로 기울어지는 힘이 시스템 안에 있다는 것을 알면, 발주량을 정할 때 '얼마나 팔릴까'만 묻지 않고 '남으면 어떻게 할까'를 같이 정해 두게 됩니다. 후자를 정해 두지 않은 발주가 나중에 값을 치릅니다.

2. 처리 방법은 세 가지고, 각각 다른 값을 치릅니다

재고가 쌓였을 때 브랜드가 실제로 고르는 선택지는 크게 세 갈래로 정리됩니다. 샘플 세일을 열거나 기부하는 방법, 티제이맥스나 로스 같은 밸류 리테일러를 통해 큰 폭으로 할인해 넘기는 방법, 그리고 폐기하는 방법입니다.

세 방법의 값이 다른 지점은 금액이 아닙니다. 할인 유통을 통한 처리는 현금은 돌아오지만 브랜드 가치가 희석될 위험이 따라옵니다. 같은 제품이 정가와 절반 가격으로 동시에 매대에 있으면, 정가 쪽 고객이 다음 구매에서 어느 가격을 기준으로 삼을지는 예상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폐기는 그 위험을 피하는 대신 모든 것을 잃는 선택입니다. 하이스톡이 파고든 자리는 이 사이입니다. 브랜드 노출을 통제하면서 기업 구매자에게 넘기는 경로를 만들면, 할인 유통의 가격 노출과 폐기의 손실 사이에 선택지가 하나 더 생깁니다. 회사는 카탈로그 자동 생성, 판매자와 구매자 매칭, 가격 책정, 통관과 규제 서류 처리를 플랫폼이 다룬다고 설명했습니다.

  • 샘플 세일·기부: 현금 회수는 적고 브랜드 노출은 통제 가능
  • 밸류 리테일러 할인: 현금은 돌지만 가격 인식이 흔들릴 위험
  • 폐기: 위험은 없으나 회수도 없음
  • B2B 중개: 노출을 통제한 상태에서 기업 구매자에게 이전

3. 뷰티는 다른 산업보다 재고 손실이 큰 편입니다

조사에서 눈에 남는 것은 절대 금액보다 산업 간 비교입니다. 뷰티의 재고 손실률 6.2%는 의류 3.9%, 제약 3%, 식품 2.9%, 자동차 1.1%보다 높았습니다. 유행에 민감하다는 점에서 자주 비교되는 의류보다도 높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여기에 항목이 하나 더 붙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변질·부패나 제품 손상 때문에 낭비되는 재고가 4%로 집계됐습니다. 화장품은 유통기한과 개봉 후 사용기간을 함께 갖고 있고, 온도와 습도에 따라 상태가 변하는 처방도 있습니다. 창고에 오래 남는다는 것은 팔릴 기회가 줄어드는 것만이 아니라 팔 수 있는 상태가 아니게 되는 것도 뜻합니다.

조사는 이 낭비 때문에 브랜드가 연간 이익의 최대 2.8%까지 잃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매출이 아니라 이익 기준의 숫자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재고는 손익계산서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흩어져 있다가, 폐기 시점에 한 번에 나타납니다.

4. 보이지 않는 재고는 관리되지 않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77%는 공급망 낭비를 추적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가장 큰 어려움으로 거래 파트너 사이의 가시성과 투명성 부족을 꼽은 응답이 18%였습니다. 재고를 세는 일 자체보다, 우리 창고 밖에 있는 재고를 보는 일이 어렵다는 뜻입니다.

위탁 생산을 하는 브랜드에게 이 문제는 더 직접적입니다. 완제품 재고는 우리 창고에 있어도, 그 제품을 만들기 위해 발주한 용기와 원료의 잔량은 생산처나 협력사 창고에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다음 제품을 기획할 때 그 잔량이 보이지 않으면, 쓸 수 있는 자재를 두고 새로 발주하는 일이 생깁니다.

그래서 재고 관리의 첫 단계는 줄이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입니다. 우리 재고, 유통사 재고, 생산처에 남은 자재를 같은 표에 올려 놓을 수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형식이 달라 합칠 수 없다면, 합칠 수 있게 만드는 일이 감축 계획보다 먼저입니다.

  • 완제품 재고를 주 단위 또는 월 단위로 볼 수 있는지
  • 유통사·플랫폼에 남아 있는 재고 수량을 받을 수 있는지
  • 생산처에 남은 용기·라벨·원료 잔량을 확인할 경로가 있는지
  • 세 숫자를 하나의 표로 합칠 수 있는 형식인지

5. 초도 발주량은 마케팅이 아니라 설계입니다

재고 처리 시장이 커진다는 소식을 읽는 실무적인 방식은 '처리 경로가 하나 늘었다'가 아니라 '발주량을 정하는 방식을 다시 보라'입니다. 처리에는 언제나 값이 붙고, 가장 싼 처리는 처음부터 덜 만드는 것입니다.

다만 무조건 적게 발주하는 것도 답이 아닙니다. 초도 물량을 지나치게 낮추면 단가가 올라가고, 반응이 왔을 때 재발주가 도착하기 전에 매대가 비는 일이 생깁니다. 그래서 봐야 할 것은 발주량 하나가 아니라 발주량과 재발주 리드타임을 함께 놓은 그림입니다. 재발주가 빠르게 돌아올 수 있는 구조라면 초도 물량을 낮게 잡을 여지가 생기고, 그렇지 않다면 초도에서 감당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판단은 브랜드 혼자 할 수 없습니다. 최소 생산 수량과 재발주에 실제로 걸리는 기간은 생산처와의 합의 사항이고, 제품과 용기 사양에 따라 달라집니다. 기획 단계에서 이 두 숫자를 확인하지 않은 채 정한 발주량은, 예측이 아니라 짐작입니다.

  • 제품과 용기별 최소 생산 수량을 확인했는지
  • 재발주부터 입고까지 실제로 걸리는 기간
  • 초도 물량을 낮출 경우 단가가 얼마나 올라가는지
  • 남을 경우의 처리 경로를 발주 전에 정해 두었는지

제품 기획서에 먼저 적을 질문

'초도 몇 개를 만든다'로 끝내지 말고, '이 수량이 예상만큼 팔리지 않으면 우리는 무엇을 하는가'를 한 문장으로 적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 한 줄을 더 붙이시길 권합니다. 지금 우리 재고가 몇 개이고, 그 숫자를 확인하는 데 며칠이 걸리는가.

참고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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