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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LAB Insight · 글로벌 뷰티

로레알 지속가능 2기, 처음 들어온 건 물입니다

로레알이 9월 17일 지속가능 혁신 프로그램 '엘 액셀러레이터'의 2기로 8개국 13개 기업을 선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1기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물 기술이 처음으로 선정 대상에 들어왔다는 것입니다. 지속가능성 요구가 성분과 라벨에서 공정·물·데이터 쪽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신호이고, 이런 요구는 결국 브랜드와 생산처가 주고받는 서류의 형태로 내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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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신호인가요?

로레알은 9월 17일 자사 지속가능 혁신 프로그램의 두 번째 기수로 8개국 13개 기업을 선정했습니다. 올해 1월 출범한 이 프로그램은 1억 유로 규모로, 기후·자연·순환성 분야의 해법을 발굴해 파일럿을 거쳐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2기에는 인도·중국·독일·이탈리아·핀란드 다섯 나라가 1기에 없던 국가로 새로 포함되면서 지리적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선정된 13곳이 다루는 영역은 차세대 포장·소재, 혁신 성분과 제형, 첨단 산업 공정, 데이터 인텔리전스로 정리됐고, 여기에 이번 기수에서 처음으로 물 기술 분야가 더해졌습니다. 공개된 예시를 보면 미국의 라미나는 지능형 센서로 산업용수 사용을 관리하는 기술을, 미국의 워터플랜은 물과 생물다양성 리스크를 다루는 AI 기반 플랫폼을 내세웠습니다.

소재와 공정 쪽도 성격이 뚜렷합니다. 프랑스의 오레상스는 포장용으로 금속을 쓰지 않으면서 재활용이 가능한 반사 안료를, 독일의 바이오벡은 정밀발효로 새로운 원료를, 중국의 인비전 에너지는 재생에너지로 만든 그린 암모니아를 헤어 컬러런트용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선정된 기업들은 케임브리지 지속가능성 리더십 연구소가 이끄는 가속 단계를 거쳐 6~9개월 규모의 파일럿 프로젝트로 넘어가게 됩니다.

이 신호를 읽을 때 범위는 분명히 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선정은 파일럿을 준비하는 단계이지 상용화나 도입 결정이 아니고, 어떤 기술이 실제 제품과 공정에 들어갈지, 언제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한 기업의 프로그램이라는 점도 그대로입니다. 여기서 읽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 곧 쓰인다'가 아니라 '업계에서 가장 큰 회사가 지금 어디를 문제로 보고 돈과 시간을 쓰는가'까지입니다.

1. 무대가 성분에서 만드는 방식으로 넓어졌습니다

지금까지 브랜드가 지속가능성 이름으로 받아 온 요구는 대체로 제품 표면에 있었습니다. 어떤 성분을 뺐는지, 용기를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라벨에 어떤 문구를 쓸 수 있는지가 논의의 중심이었습니다. 소비자에게 보이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선정 목록은 그 바깥으로 나가 있습니다. 산업 공정, 물 관리, 데이터 인텔리전스는 소비자가 제품을 들었을 때 보이지 않는 영역입니다. 성분을 바꾸는 일은 제품 하나의 문제로 끝나지만, 공정과 물은 만드는 방식 전체를 건드려야 하는 문제입니다.

브랜드 입장에서 이 차이는 앞으로 받게 될 질문의 형태로 돌아옵니다. '무엇으로 만들었습니까'에 더해 '어떻게 만들었습니까'를 묻는 질문이 늘어나고, 그 답은 브랜드 혼자 쓸 수 없습니다. 생산을 위탁하고 있다면 답의 절반은 생산처에 있습니다.

2. 물은 표시 항목이 아니라 생산 항목입니다

화장품에서 물은 대부분 처방의 첫 번째 원료이지만, 공장에서 흐르는 물은 그것만이 아닙니다. 탱크와 배관을 씻는 세척수, 설비를 식히는 냉각수가 제품에 들어가는 물보다 많을 수 있습니다. 라벨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지만 생산 현장에서는 가장 큰 항목 가운데 하나입니다.

브랜드가 직접 공장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이 숫자가 남의 일로 남지는 않습니다. 유통사나 해외 파트너가 공급망 단위의 환경 정보를 요구하기 시작하면, 브랜드는 자사 생산처의 데이터를 받아 와야 답할 수 있습니다. 그때 처음 요청하면 형식부터 맞춰야 하니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지금 해 둘 수 있는 일은 데이터를 만들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받을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입니다. 어떤 단위로, 어떤 주기로, 어떤 문서 형태로 나오는지를 알아 두면 나중에 요구가 왔을 때 대응 기간이 짧아집니다.

  • 제품 1개당 또는 배치당 사용량으로 환산이 가능한지
  • 세척 공정의 물을 재사용하는 설비가 있는지
  • 데이터가 나오는 주기(월·분기·연 단위)
  • 요약 수치인지, 제3자가 확인한 문서인지

3. 포장의 재활용성은 안료와 코팅에서 먼저 갈립니다

이번 2기에 금속을 쓰지 않으면서 재활용이 가능한 반사 안료를 개발하는 기업이 포함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포장의 재활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본체 재질만이 아니라 그 위에 올라가는 것들이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마주치는 장면도 같습니다. 재질은 단일 소재로 잡았는데 금속 증착이나 라미네이팅, 특수 잉크 때문에 선별 공정에서 걸러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짝이는 외관을 만드는 요소가 대개 재활용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와 겹칩니다.

그래서 이 문제는 포장 디자인이 끝난 뒤에 확인할 항목이 아닙니다. 외관의 인상과 재활용성 가운데 어느 쪽을 우선할지는 사양 단계에서 정해야 하고, 둘 다 가져가려면 대체 기술이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로레알 같은 규모의 회사가 안료 단계부터 파일럿을 돌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본체 재질 외에 표면에 올라가는 처리(증착·코팅·라미네이팅)
  • 라벨과 잉크가 본체와 분리되는지
  • 외관 인상과 재활용성 중 우선순위를 정했는지
  • 대체 소재를 쓸 경우 색과 광택이 어디까지 유지되는지

4. 파일럿 6~9개월은 개발 일정과 다른 시계입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선정 기업들이 향하는 곳은 바로 상용화가 아니라 6~9개월 규모의 파일럿입니다. 자원이 충분한 회사도 새 소재나 새 공정을 실제 라인에 올리기까지 그만큼의 검증 기간을 잡는다는 뜻입니다.

브랜드 쪽에서 새 소재 도입이 어긋나는 지점이 보통 여기입니다. '신소재를 쓴다'는 결정은 회의에서 한 줄로 끝나지만, 그 뒤에 안정성 시험, 용기 적합성 확인, 생산 라인 적용 테스트, 그리고 같은 품질로 반복 공급이 되는지 확인하는 기간이 붙습니다. 이 기간을 출시일에서 거꾸로 잘라 내면 검증이 아니라 형식만 남습니다.

현실적인 순서는 반대입니다. 검증에 필요한 기간을 먼저 확보한 다음 출시일을 정하고, 그 기간을 감당할 수 없다면 이번 제품에는 기존 소재를 쓰는 편이 낫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소재로 만든 지속가능성 문구는 나중에 근거를 요구받을 때 가장 먼저 무너집니다.

  • 안정성·용기 적합성 시험에 필요한 실제 기간
  • 소량 시험 생산과 본생산 사이의 품질 편차 확인 계획
  • 공급사가 같은 사양으로 반복 공급할 수 있는지
  • 검증이 늦어질 경우 대체할 기존 소재가 정해져 있는지

5. 규모가 아니라 항목을 따라 합니다

1억 유로 규모의 프로그램과 외부 연구기관이 이끄는 가속 과정은 큰 회사의 방식입니다. 인디 브랜드나 중소 제조사가 그대로 흉내 낼 대상이 아니고, 흉내 낼 필요도 없습니다.

따라 할 수 있는 것은 규모가 아니라 항목입니다. 물, 공정, 포장 소재, 데이터. 이 가운데 자사가 실제로 숫자를 만들 수 있는 것 하나를 골라 측정하고 기록을 남기는 편이, 네 가지를 모두 말로 언급하는 것보다 쓸모 있습니다.

기록이 먼저인 이유는 분명합니다. 환경 관련 표현은 갈수록 근거를 요구받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근거는 사후에 만들 수 없습니다. 지금 제품 한 개, 공정 한 곳에서 측정 가능한 항목을 정해 두는 것이 다음 요구가 왔을 때 답이 됩니다.

제품 기획서에 먼저 적을 질문

'친환경 제품을 만든다'로 시작하지 말고, '우리가 지금 숫자로 말할 수 있는 항목은 무엇이고, 그 숫자는 누가 갖고 있는가'를 한 문장으로 적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 한 줄을 더 붙이시길 권합니다. 유통사가 공정이나 물 사용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을 때, 우리는 며칠 안에 답할 수 있는가.

참고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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