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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LAB Insight · 미국 뷰티

K-뷰티 미국 매대가 창고형 클럽까지 올라갔습니다

에이피알의 메디큐브가 9월 미국 전역 코스트코 매장에 들어갑니다. 지난해 8월 울타뷰티, 올해 4월 타깃, 6월 월마트에 이어 네 번째 대형 오프라인 채널로, 아마존과 틱톡샵 중심이던 브랜드가 약 1년 사이에 미국 오프라인 채널을 단계별로 올라간 사례입니다. 브랜드가 볼 것은 입점 소식 자체보다, 채널이 한 칸 올라갈 때마다 무엇을 들고 갔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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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신호인가요?

보도에 따르면 에이피알의 핵심 스킨케어 제품 '메디큐브 제로모공패드 2.0'이 9월 미국 전역 코스트코 매장에서 판매됩니다. 입점 품목으로는 제로모공패드와 함께 콜라겐 젤크림, 콜라겐 나이트 랩핑 마스크, PDRN 핑크 콜라겐 겔 마스크가 언급됐습니다.

순서를 보면 계단이 뚜렷합니다. 지난해 8월 울타뷰티에서 시작해 올해 4월 타깃 1,500개 이상 매장, 6월 월마트 약 3,200개 매장을 거쳐 9월 코스트코에 이르렀습니다. 그 전까지 이 브랜드는 아마존, 틱톡샵, 울타뷰티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위주 전략을 펴 왔다고 정리됩니다.

결과 지표도 함께 움직였습니다. 북미가 에이피알 2분기 매출의 49%를 차지했고 해외 매출은 전체의 약 92%에 달했습니다. CNBC는 8월 말 기준 올해 주가가 100% 올랐다고 전했고, 시가총액은 약 16조 원(약 110억 달러)으로 아모레퍼시픽과 시세이도를 넘어섰다고 보도됐습니다. 회사는 미국 시장 성장을 근거로 연간 매출 전망을 약 2조 1,000억 원에서 3조 원으로 올렸습니다.

이 신호의 한계는 분명합니다. 한 기업의 입점 발표와 주가·시총 기록이고, 코스트코 매대에서의 판매 성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또 여기 적힌 숫자들은 회사와 보도가 밝힌 시점 기준이므로, 다른 브랜드가 같은 순서를 밟으면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뜻으로 읽을 근거는 없습니다. 참고할 만한 것은 성과의 크기가 아니라 순서의 형태입니다.

1. 채널은 한 번에 오르지 않고 한 칸씩 오릅니다

온라인에서 시작해 뷰티 전문점(울타), 대형 할인점(타깃), 초대형 할인점(월마트), 창고형 클럽(코스트코) 순으로 올라간 경로는 우연이 아니라 각 채널이 요구하는 조건의 순서와 맞물립니다. 앞 단계에서 만든 판매 기록이 다음 단계의 협상 자료가 되고, 매장 수가 늘어날 때마다 필요한 물량과 보충 주기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미국 진출 계획을 세울 때 '어느 리테일러에 넣고 싶은가'만 적어 두면 다음 행동이 나오지 않습니다. 먼저 들어갈 채널과 그다음 채널을 함께 적고, 첫 채널에서 무엇을 증명해야 다음 채널로 갈 수 있는지를 적어야 준비 항목이 정해집니다.

순서를 건너뛰려는 시도가 위험한 이유도 같습니다. 매장 수가 많은 채널은 실패했을 때 회수해야 할 재고도 많습니다. 작은 채널에서 회전율을 확인하지 않은 제품을 큰 채널에 넣으면, 검증되지 않은 판단이 가장 큰 규모로 실행됩니다.

  • 첫 채널과 그다음 채널을 함께 정했는지
  • 첫 채널에서 증명할 지표가 무엇인지
  • 매장 수가 늘 때 필요한 물량을 계산해 봤는지
  • 재고가 남았을 때 처리할 경로가 있는지

2. 새 제품이 아니라 이미 증명된 소수 품목으로 올라갑니다

코스트코 입점 품목으로 거론된 네 가지는 모두 이 브랜드를 대표해 온 제품군입니다. 특히 제로모공패드는 보도에서 핵심 제품으로 지목됐습니다. 새 채널에 신제품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앞 단계에서 이미 팔린 제품을 다시 올리는 구조입니다.

이 방식은 현실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큰 오프라인 채널은 매대에 올린 제품이 일정 속도로 나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그 속도를 예측할 수 있는 근거는 기존 판매 기록뿐입니다. 신제품은 그 근거가 없으므로 채널 입장에서 위험합니다.

기획 측면에서 뒤집어 보면, 지금 만들고 있는 제품 중 무엇을 '채널을 올라갈 대표 품목'으로 삼을지 미리 정해 두는 편이 유리합니다. 그 품목은 라인 전체보다 우선해서 판매 데이터를 쌓고, 포장과 표기도 오프라인 매대를 염두에 두고 준비하는 대상이 됩니다.

3. 창고형 클럽은 앞의 채널들과 판단 기준이 다릅니다

창고형 클럽은 회원제로 운영되고 취급 품목 수를 좁게 유지하는 채널로 알려져 있습니다. 매대에 올라갈 자리가 적다는 것은 경쟁이 심하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한 번 올라갔을 때 한 품목이 가져가는 수량이 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채널을 목표로 둘 때 검토 항목은 앞의 채널과 달라집니다. 같은 제품을 그대로 넣을지, 구성이나 수량을 달리한 형태로 넣을지, 그리고 그 형태를 기존 채널의 가격과 어떻게 구분할지가 함께 결정돼야 합니다. 이 판단이 없으면 채널끼리 서로의 가격을 깎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입점 요건과 운영 방식은 채널과 국가, 계약에 따라 달라지므로 일반화해서 적용할 수 없습니다. 기획서에는 '창고형 클럽 진입 시 제품 형태를 별도로 설계한다'는 전제만 세워 두고, 세부 조건은 실제 협의 단계에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4. 한 시장 비중이 커지면 기회와 위험이 같이 커집니다

북미가 2분기 매출의 49%, 해외가 전체의 약 92%라는 구성은 해외 확장이 성공했다는 증거입니다. 동시에 한 지역의 수요나 유통 환경이 바뀌면 전체 실적이 함께 흔들린다는 뜻입니다.

미국 오프라인 채널에 깊이 들어갈수록 이 성격은 강해집니다. 온라인은 판매를 줄이거나 멈추는 결정을 비교적 빠르게 내릴 수 있지만, 수천 개 매장에 들어간 제품은 진열과 보충, 반품까지 함께 움직입니다. 성장의 속도와 되돌리는 속도가 다릅니다.

규모가 작은 브랜드에게 이 관찰은 다르게 쓰입니다. 첫 시장을 넓히기 전에, 그 시장의 비중이 지금보다 두 배가 됐을 때 감당할 수 있는 구조인지 확인해 보는 것입니다. 생산 물량, 자금 회수 주기, 재고 보관, 표기 수정 대응이 그 확인 항목입니다.

  • 첫 시장 비중이 두 배가 됐을 때의 생산 물량
  • 납품부터 대금 회수까지 걸리는 기간
  • 현지 보관과 반품 처리 경로
  • 표기나 성분 기준이 바뀔 때의 대응 절차

5. 온라인에서 쌓은 것이 오프라인에서 쓰이는 방식

이 사례에서 아마존과 틱톡샵은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오프라인으로 올라가는 발판이었습니다. 온라인에서 만들어진 것은 매출만이 아니라, 어떤 제품이 어떤 속도로 팔리는지에 대한 기록과 고객이 반복해서 쓰는 표현입니다.

오프라인 매대에서는 상세페이지가 없으므로 그 기록과 표현이 다른 형태로 바뀌어야 합니다. 제품이 무엇에 쓰이는지 용기와 포장만으로 전달돼야 하고, 온라인에서 효과가 확인된 설명 문구 중 매대에서도 통하는 것만 남습니다.

그래서 온라인 단계에서 준비해 둘 것은 판매량과 함께 '한 줄로 줄였을 때 남는 설명'입니다. 리뷰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문장이 무엇인지 정리해 두면, 오프라인 패키지 문안을 새로 쓰지 않고 골라 쓸 수 있습니다.

제품 기획서에 먼저 적을 질문

'미국 오프라인 진출'이라고 적는 대신, '어느 채널을 먼저 열고, 그 채널에서 어떤 한 품목으로 무엇을 증명해, 다음 어느 채널로 갈 것인가'를 한 문장으로 적어 보시기 바랍니다. 채널 계단을 올라간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도착점이 아니라, 매 단계마다 들고 갈 품목과 증명할 숫자를 미리 정해 두었다는 점입니다.

참고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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